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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올리는 것은 내 젊은 시절 속 이브야. 언제든 나설 준비가 되어 있고, 유연하고, 지적이며, 빛나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사랑하고, 언제나 기꺼이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너. 능력을 채 다 펼치기도 전에 술과 약으로 쇠잔해진 너나 늘상 툴툴대고 꽉 막힌, 기쁨도 욕망도 소거된 비극적인 역할 뒤에 숨은 말년의 네가 아니라. 젊은 시절의 너와 닮은 구석이 조금도 없는, 그저 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갑옷에 불과한 그 존재가 나는 싫었어. 그러나 너를 사랑했기에 그를 받아들였지.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네가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도왔어. 너의 변화를 조금도 막지 못한 채, 나는 내 감정을 다른 이들과 나누었고, 더는 흥미롭지 않은 삶에서 점차 멀어지는 너에게도 익숙해져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