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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창진에게 일어난 일이 분류상 특이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직은 불가피한 불합리가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곳이다. 한국에는 그런 조직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불가피한 이유로 그 불합리 앞에서 별 대응을 하지 못한다. 입술을 깨물며, 알코올로 신경을 누그리며, 취미를 즐기며, 그렇게 조금씩, 소액주주처럼, 불합리의 일부가 된다.

박창진이 남달랐던 건 그 불합리 앞에서 보여준 자세다. 그는 끝까지 존엄을 잃지 않고 상식의 한도 안에서 자기 할 말을 하고 있다. 안 좋은 상황에 놓인 분께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게 참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멋있는 남자를 소개하는 <에스콰이어>에서 일할 때 박창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억울이 아닌 그의 멋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