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s
"거의 매일같이 저희 가게에 오셔서 에스프레소를 드시는 손님이 있으세요. 그 손님께 자신만만하게 그 커피를 드렸어요. 별 설명 없이요. 그런데 커피를 드신 손님이 '오늘 커피가 좀 변했네요.'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먹었을 때는 끝내줬거든요. 당시는 해외 심사도 열심히 다닐 때라 미각 훈련도 많이 돼 있던 상태고요."
김병기 대표는 그때 알았다고 합니다. 맛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요.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손님께 '비가 많이 와서 오시느라 힘드셨죠?'라고 말 한마디라도 건넸다면 그 손님이 커피를 더 맛있게 먹지 않았을까요? 그 한 잔의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했더라면, 커피 맛이 더 좋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이를테면 문학작품과도 같다고 김병기 대표는 설명합니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의 해석은 읽는 사람의 몫인 거죠. 천 명의 독자가 있다면, 천 명의 해석이 있다고 하죠. 받아들이는 사람의 해석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너 맛을 잘 모르는구나'라고 말할 일도 아닙니다.
그런 태도야말로 맛의 다양성이란 것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느껴질 수 있죠. 솜씨 좋은 바리스타가 내린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흡족해하는 날이 있다면, 인스턴트 커피의 훌륭한 배합에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그런 맛의 다양성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