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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명상을 끝낸 후 싯다르타는 고빈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친구, 내일 아침 일찍 싯다르타는 사문들에게 갈 것이네. 싯다르타는 사문이 될 것이네.”

고빈다는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리고 자기 친구의 확고부동한 얼굴에서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굳은 결심을 보았을 때,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고빈다는 한눈에 곧바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마침내 일이 터지고 만 것이다. 이제 싯다르타는 자기 길을 가는 것이다. 이제 그의 운명은 싹트기 시작하고, 그의 운명과 더불어 나의 운명도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