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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부터 나는 붐박스를 좋아했다. 한창 터치스크린이 시대의 총아로 떠오르고 애플을 좋아하는게 되게 세련된 뭔가로 보이던 때였다. 나는 그 깨끗한 미 서부식 디스플레이에 미묘한 거부감이 있었다. 기능이 많으면 많은 대로 다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최대한 많은 기능을 어떻게든 집어넣으려 애쓴 듯 보이는 디자인을 좋아하기도 했다. 복잡함을 잘 정리하고 배열해 복잡성 자체를 자랑하려는 태도가 멋져 보였다. 말하자면 그 태도는 20세기 후반의 과도기적 낙관성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는지 이미 ‘붐박스’나 ‘라지카세’라 부르며 그 기계의 계보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로 일본에. 그런 걸 나는 열심히 따라다녔다. ‘라지카세’ 책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