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s
그녀는 사실은 ‘추한 가면과 아름다운 민낯 - 아름다운 가면과 추한 민낯’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때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필시 자신의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면을 쓰고 있는 사이 얼굴에 들러붙어서 뗄 수 없어진 사람도 있을 수 있겠네.” 내가 말했다.
“그래,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지.”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살짝 미소 지었다. “하지만 설령 가면이 얼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해도, 그 아래 또다른 민낯이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아.”
“아무도 그것을 볼 수 없을 뿐이고.”
그녀는 고개를 젓고 말했다. “그게 보이는 사람도 틀림없이 있을걸. 분명 어딘가에 있어.”
“하지만 그런 것을 볼 수 있었던 로베르트 슈만은, 결국 행복해지지 못했어. 매독과 분열증과 악령들 때문에.”
“그래도 이렇게 환상적인 음악을 남겼잖아. 다른 사람들은 쓸 수 없을, 비범한 곡을 썼어.” 그녀는 말했다. 그리고 크고 메마른 소리를 내면서 양쪽 손가락 관절을 하나하나 꺾었다. “매독과 분열증과 악령들 덕분에. 행복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야. 그렇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