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s
남자애들 중에는 군대에 다녀오며 고가 옷차림에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나도 그랬다. 군대에서 보게 되는 패션잡지가 그 관심에 불을 붙이곤 한다. 그 시절의 잡지엔 ‘OO쯤은 갖춰야 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매체에 인쇄된 정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던 시대의 말들이었다.
지금은 나이도 들었고 그런 잡지를 만드는 일도 했으니 그런 말을 봐도 ‘흥 내가 필요한 게 있으면 그만이지’라고 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사실상)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인쇄된 말에는 그게 무슨 말이든 순간적인 권위가 있다. ‘아 정말 저게 있어야 하나’라고 납득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잡지에는 고가 안경도 종종 소개됐다. ‘저런 게 하나 있어야 하나’ 싶어졌다. 돈이 없었으니까 싸게 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