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s
그릇에 관심이 가게 된 건 <에스콰이어>라는 잡지사에서 일하던 때였다. 서로를 기억하지 못할 연예인과의 인터뷰와 현대사회의 우화와 같은 고급 시계에 대한 기사를 쓰는 틈틈이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기사들을 어떻게든 끼워 넣으려 했다. 그때 목포해양유물전시관을 취재했다. 한국 최대 수준의 난파선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진도 앞바다에서 끌어 올린 고려 시대 도자기가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그 전시관을 찾았을 때와 취재할 때 모두 크게 감동했다. 사람이 만든 게 이렇게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구나. 그때 눈으로 봤을 때 예뻤던 건 지금 봐도 예쁘구나. 그때나 지금이나 도자 접시를 쓰는구나. 세상은 변하는 듯 변하지 않는 듯하며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구나. 도자기가 이 모든 생각의 근원이자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