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일찍 깨서 떠오르는 해를 잠깐 바라봤다. 어스름하니 푸른 하늘에서 빨갛게 동이 트는 모습이 예뻤는데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잠깐 바라보다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니 개운한 아침이었다.
못다 적은 메모들을 다시 따라잡으며 어제를 복기해보니 기분 좋은 일도 재미난 일도 많았다.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이지만 즐거움을 잘 소화하고 곱씹어보기로 다짐.
혼자만의 아침 시간을 꽉 채워 쓰고 걸어서 출근. 어느새 하늘이 부쩍 높아지고 공기는 선선해졌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나날들이 되기를, 그리고 마음에 드는 하늘과 구름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마음 넓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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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의 목금요일을 지나며, 팀의 싱크로율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같은 회의, 정리된 회의록을 보고도 다르게 생각하고 이해하는 일이 벌어지니 무척이나 머리가 복잡한 요즘.
목요일이 워낙 분주하다보니 한 주 업무가 다 끝난 것 같고, 금요일에는 그간 못다한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대체로 분주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쫓기는 느낌이 없거나 덜해서 안도스럽다. 날씨가 좋아서 조금 걷다가 천장 높은 베이커리 카페에 가서 에그 타르트와 스콘 시켜 먹으며, 즐거운 점심 시간을 보내었다.
지난 주말의 신용카드 리디자인 - 이라기엔 너무 거창하지만 - 의 여파로, 하이패스 카드를 해지하고 새로 등록해야 했다. 회의가 길어지면서 전화를 못 받았고, 와중에 카드 신청을 아래 층으로 해둔 터라 동료분에게 폐를 끼쳐버렸다. 점심 식사 끝나고 돌아오며 잘 전달받았다.
긴급 소환되어 동료분들을 돕다가 오후 시간이 다 흘러갔다. 지난 7월 말 - 8월 초에 벌려둔 일들 덕분에 아직도 조금은 고통받고 있다. 그래도 감사해하고 즐거워하는 동료들 옆에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동료 S님과의 1 on 1을 마치고 저녁으로 미역국을 먹으러 갔다. 워낙 자주 가다보니 사장님이 알아봐주시는데 요즘은 좀 뜸했었다. 평소의 방문 빈도보다는 오랜만에 찾았다보니 오늘은 왜 혼자 왔냐고 물어보시며 더 반가워해주시는 것 같다. 옆 테이블에 앉은 3인 가족 중 여자 꼬마 아기가 에스파 노래에 맞춰 신명나게 춤을 춰서 식당 분위기가 한결 더 화기애애하고 귀여웠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한 바퀴 걸었다. 해질녘을 지나 노을도 사라져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들어오는 길에 차백도에 들러 자스민 밀크티를 사다가 사무실로 복귀했다.
전날의 회식과 이후 이어진 일정들 덕분에 뻗어서 누워있었던 하루. 자고 일어나면 몇 시간을 잤든 컨디션은 평이한데, 반면에 마음은 늘 가라앉아있게 되는 편이다. 더불어 목요일의 주간 회의 준비 때문에 마음이 조금은 분주했던 하루이기도 했다.
씻고 커피를 간단히 내려마시고 밀린 일기 겸 메모들을 남기고 출근.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에어팟 낀 채로 전기 자전거 타고 회사로 향해버렸는데 - 평소에는 위험하기에 에어팟을 끼고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 - 약간은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그 경험이 좋았다. 날씨가 다시 조금은 선선해졌으니 선셋 롤러코스터를 들어도 될만하다. 여름이 떠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동시에 가장 좋아하는 - 여름과 가을의 중간 어드메에 있는 - 9월이 가까이 다가온 것 같아서 좋다.
사무실에 와서 동료들과 간단히 스크럼하고 업무 시작. 오전부터 머리아픈 일들이 여럿 있었다. 주간 회의 스터디를 해야 하는데 ai는 왜 마음처럼 작동하지 않는지, 예산 시트는 왜 계속 오류가 생겨있는지, 불과 며칠 사이에 마케팅 소진 금액이 왜 이렇게 빨리 올라가있는지 등.
와중에 뉴스레터 구독 취소 계속. 빈브라더스 뉴스레터, 오프피스트,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Bookmarked by Reese's Book Club, 퍼블리 뉴스레터, 리멤버 뉴스레터를 취소했다.
오전의 리서치 작업을 거의 다 끝내고 마지막으로 클로드에게 큼직한 작업을 부탁해둔 다음 점심 회식을 나섰다. 전날의 전사 회식에 이어 팀 회식까지, 무척이나 분주하고 바쁜 한 주다 정말. 청기와 타운에서 소고기를 배부르게 먹으며 일 외적으로는 얘기해볼 기회가 잘 없었던 마케터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옆옆 자리 동료 J님과 음악 취향 이야기를 하다가, 올 초에 같은 공연을 보러 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차백도에서 바닐라 홍차 라떼 사다가 복귀하며 점심 회식 마무리. 들어가며 동료 D님과 사람의 조합에 따라서 점심 회식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시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석은 있었지만.
저녁에 옛 회사 동료들과의 모임 일정이 있었는데, 한 명은 긴급한 야근이 생겼고 또 한 명은 애인이 작은 수술을 받게 되어서 달려가봐야 한다고 해서 일정을 미루었다. 그런 와중에 아침과 점심에 걸쳐 바깥 공기를 쐬고 나니, 오늘은 얼른 퇴근하고 이 날씨를 누리고며 놀고픈 충동이 들었다.
회식을 마치고 복귀하니 다행히도 클로드는 기대하는 수준으로 작업을 해둔 채였다. 보고서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주간 회의. 회의는 원래의 일정을 지나쳐서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 달 전과 비교하여 훨씬 더 진척도 많아졌고 방향성도 촘촘해졌지만, 동시에 이런저런 부족함과 답답함 때문에 속상하기도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두 시간의 회의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밖은 어둑해졌다. (사실 어느새 해가 짧아져서 원래 나서려 했던 시간에도 해는 지고 있을 것이기도 했다.) 야근을 해야 하나, 사무실을 떠나버릴까 고민이 되었다.
어차피 주간 회의는 마쳤고 저녁 일정은 취소되어 비워둔 시간은 여전하며 내일은 금요일이다! 그리하여 충동적인 퇴근. 독서모임이나 운동, 계획된 약속으로 나선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나 이르게 별다른 일정 없이 사무실을 나서본 적이 얼마나 오랜만이던지. 어디가서 무엇을 할까 하다가 LP를 들으며 책을 읽기로 하고 바이닐로 향했다. 카니발과 한로로를 들으며 책 ‘롤 베 스타인의 환희’를 읽었다. 아이폰 메모장에서 카메라를 열고 곧바로 텍스트를 캡쳐하는 기능을 배워가며 즐거웠던 시간. 바이닐 문 닫을 때까지 알차게 놀았다.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과 과자 한 봉지 사다가 한강 내려다보며 맥주 마셨다. 종종 한강에서 마주치는 고양이가 다가와 애교를 부리고는 떠나갔다. 사람마다 여름을 즐기고 느끼는 방식이 다르고 다양한데, 내겐 그 가운데 하나.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이번 한 주, 여러 형태로 뒤늦게 여름을 보내주고 있다.
2026년 9월 2일(수)
누운 채로 그대로 잠들었다가 알람 끄고 더 자고 일어났다. 이제 알람 끄고 늦잠 자는 것이 어느새 디폴트가 되어버린 것 같아 머쓱. 그래도 개운한 컨디션과 마음. 분주한 일과 다른 개인적인 오르락내리락들이 있고, 그런 것들이 가져다주는 즐거움과 고통스러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요즘이다.
뉴스레터 구독 취소 계속. 오늘은 COOL HUNTING, KITH, 리얼패킹 레터, 어피티 잘쓸레터, Codecademy. 뉴스레터든 책이든, 계속해서 정리하는 루틴들을 마련해두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상되어버린 신용카드 플레이트들 때문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새로 신청한 신용 카드와 재발급한 플레이트 모두 오늘 잘 도착했다.
오늘 롱블랙 아티클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사람들 반응이 썩 좋지 않다.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미디어가 다루니 너나 잘하라는 듯한 반응이 돌아오는 것 같다.
별개로 오랜만에 LessWrong ↗ 들어가보았다. 예전에 C님 일 도와주면서 발견한 일종의 커뮤니티인데 참고해볼만한 지점이 많은 것 같다. 오랜만에 몇몇 페이지들도 둘러보는데 마음이 편안해진다. 스터디를 더 잘 해봐야 하겠음.
H님의 뉴스레터를 보다가 그의 요즘 고군분투가 느껴져서 오랜만에 연락을 했다. 나 혼자 우리는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고 실은 그저 고양이…
분주한 오후를 보내었다. 마음은 상대적으로 편안했다. 일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느낌을 받아도 괜찮은지 의심하게 되는 요즘. 평안하면 일이 터지곤 하니까. 결론적으로 회의 하고 논의하다보니 오후가 다 갔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다보니 축하할만한 마일스톤에 다다라서 전사 회식. 작년 이맘때 연간 매출 얼마를 돌파하면서 전사 회식을 했었는데, 이제 한 달에 그정도 매출을 거뜬히 하는 회사가 되었다. 신기하고 놀랍다.
어쩌다보니 준비 과정들을 계속 지켜보며 조마조마하거나 의아한 구석들도 많았는데, 회식이 왜 열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간단 스피치를 들으며 해소되기도 했다. 회식의 목적은 수고한 동료들에 대한 회사로부터의 감사이고, 자리를 통해 서로 감사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가 명료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마침내 차지티 주문에 성공. 매장에서 앱으로 주문하는 시스템이 참으로 의아하긴 했지만, 차백도와는 또다른 섬세한 맛이 있었다.
어제 떠오르는 달이 정말 빨갛고 예뻤다. 수많은 사소한 행복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아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찰나처럼 지나가는 삶이니 더 행복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할 것.
2026년 9월 1일(화)
벌써 9월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지 1년을 채웠다. 정말이지 시간이 빠르다. 졸리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씻고 방 정리했다.
어제부터 온종일 비. 지각하지 않으려 파워워킹 하느라 진땀 뺐다. 출근하자마자 데일리 스크럼, 외부 연락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간 오전. 마음이 분주한데 동시에 배가 고프다.
와중에 오늘도 어제에 이어 뉴스레터 몇 개 더 수신 거부했다. 더 코어와 theVC 뉴스레터, 호암 미술관.
점심시간 내내 바이브 코딩 하느라 분주했다. 그래도 이런저런 일들이 잘 처리되어 가고 있다. 번번이 이렇게 발등에 불 떨어져서 분주하게 해결하며 수습하고 있네. 오후 두 시간 잘 보내고, 회의 잘 하고 나면 다시 저녁 시간이 된다.
지난 주 금요일 친구 집에서 본 1인용 소파가 갖고싶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그 소파를 가지려면 지금 거실에 있는 많은 물건들을 치워야 하고, 적지 않은 돈도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평범한 것들을 거부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언제 어떻게 손에 넣을지를 고민해봐야 하겠다.
주간 회의 자료 준비하고 회의 진행까지. 고민되던 지점, 조마조마한 영역들이 많았는데, 어찌저찌 잘 논의하고 마무리해서 다행이었다.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 먹으러 나설 수 있었다. 김밥과 닭강정, 컵라면 배부르게 먹고 차백도에서 자스민 밀크티 사다가 복귀.
오늘 꼭 해야 하겠다는 업무도 없었고 외부에서의 업무 요청도 크게 없어서 순탄한 밤 근무. 9시에 데일리 리뷰 쓰고 일어나서 짐싸고 운동하러 향했다. 어찌저찌 꾸준히 하고 있는 PT. 집에 돌아오니 열 시 반.
한참 멍때리다 밀린 택배 언박싱. 마음에 쏙 들었지만 원단이 너무 탄탄해서 조금 여유롭게 입고 싶었던 긴팔 헨리넥, 읽어보고 싶었는데 어느새 절판되어서 중고로 구한 지인의 책, 지난 주말 단골 술집에 갔다가 눈에 쏙 들어온 어항 모양의 전동 조명. 물건을 줄여나가야 하는데 너무 늘어나서 큰일이다. 그런 와중에 특히나 가장 문제인 건 책이라서, 책장에 아카이빙 메뉴를 만들어두었다. 책을 다 읽으면 방출할지도 바로바로 판단해서 없애버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항 모양의 전동 조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른 불을 다 끄고 한참 하염없이 가짜 물멍을 때렸다.
2026년 8월 31일(월)
여전히 왼쪽 엄지 손가락이 아프고 손끝이 저릿하다. 스마트폰 때문이 아닐까 의심 중. 마음을 비우고 잠을 청했더니 개운하게 잔 것 같다. 다만 월요일 아침이 되고 나니 다시 분주한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벌써 8월이 다 갔다니.
일어나자마자 대만 숙소 예약 완료. 항공권과 숙소를 준비했으니 이제 딱히 준비할 것은 없다. 다만 갖고있는 신용카드들의 칩과 마그네틱이 죄다 말썽이라 조마조마하다. 새 플레이트를 신청하면 제때 오려나. 이러나저러나 카드가 필요하긴 해서, 이참에 새 카드를 신청하고 작동하지 않는 카드 플레이트 재발급도 신청했다. 여행 전에 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안 되어도 상관없다.
커피 내려마시고 멍때리다가 느지막히 출근. 비가 와서 영 처지는 날이었다.
‘읽은 내용이 당신을 만든다,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라는 글을 읽었고, 내친 김에 평소 잘 읽지 않고 곧바로 보관처리하던 이메일 뉴스레터들 대여섯 개를 구독 취소했다. 뉴닉, 어피티, 미라클 레터, 폴인 뉴스레터, 서핏, etc.
Basecamp CEO Jason Fried의 링크드인 게시글 (링크 ↗). 아이러니하게도(?) 종이 인쇄했을 때 깨지지 않고 + 불필요한 UI가 함께 인쇄되지 않는 형태로 웹 서비스가 개발되었음을 알리는 영상인데, 무척 동의가 되어서 재미나게 봤다. 집에 안쓰는 프린터가 있는데 괜히 연결해두고 싶고, 바이브 코딩으로 뭔가 페이지를 만들어서 인쇄해보고 싶은 마음.
오후 내내 연달아 회의. 무슨 회의를 두 시간 씩이나 잡았나 싶게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고, 근 2주 간 했던 이야기의 반복인데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눈에 띄게 높아져서, 역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란 참으로 중요하구나 생각했다. 이어서 타사에서 이직해오신 분과 수다 - 테크 셀과의 논의를 거치니 어느덧 저녁 시간. 잠시 나와서 돈까스 먹으며 주말 어떻게 보내었는지 이야기 나누었다.
저녁 업무를 어찌저찌 마무리짓고 나왔다. 비가 오다 말다 하는 습한 날씨였지만, 한강에 다다를 즈음에는 비가 그쳐있었다. 아직 여름이라고 억지로 우겨보고 싶은 8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비가 와서인지 평소보다 조용한 한강의 어느 다리 아래에서, 복숭아 3종과 수박 주스를 시켜다가 먹었다. 즐거운 시간.
예전에도 종종 적은 것 같지만, 때로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보다 이 질문을 왜 받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질문을 하게 만든 상황 자체가 애초에 문제인 것이다. 그와 비슷하게, 으레 판단과 시험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판단과 시험대에 오른 것 자체가 이미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 안타깝기도 미안하기도 속상하기도 기대되기도 또 마음이 편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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