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일(월)
- 외로움을 느꼈던 순간을 꼽으라면, 모든 가족들과 친척들이 내게 동생이 떠나고 난 빈 자리를 채우기를 기대했던 몇 년의 시간들, 오랫동안 다닌 회사에 크게 실망하고 떠나기 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다짐했던 1년, 매 연애의 끄트머리, 그리고 요 몇 달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2026년 5월 30일(토)
- 누구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품고 산다고 믿는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각기 다르며 경험해온 것들과 인식하는 것들에 따라 살고 있는 세계마저도 다르기 때문에, 마음 깊은 곳에는 결코 해결되기 힘든 외로움이 있다. 인간이기에.
- 그러나 해결될 수 있는 외로움들 또한 있다. 사랑, 우정, 동료애, 전우애. 결국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관계 속에서 나의 일부를 보여주고, 이해하고 또 이해받으며 살아간다. 단일한 존재로서 100%를 이해받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각각의 관계 속에서 나의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이해받고 또 이해해주면서. 그 또한 인간이기에.
- 돌이켜보면 근원적이고 존재론적인 외로움을 느낄 때는 보통 그러한 관계들이 잘 작동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를테면 회사에서, 연인 관계, 가족 속에서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였다.
- 만족은 기대와 경험의 차이에서 나오기에, 뭔가를 채워주리라 기대한 대상이 (또는 과거에는 그것을 채워주었던 대상이) 그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 더 불만족스럽고 외롭다.
- 잘 이해하고 또 잘 이해받기 위해서는 자기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 같다.
- 더불어 관계는 유동적이고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장 속도 또한 비슷해야 한다고 믿는다. 결국 회사보다 빨리 성장하는 개인은 회사를 떠나게 되고, 미래를 함께 나눌 수 없겠다고 판단되는 연인과는 이별을 고하게 되는 것이다.
- 때로는 이해받지 못해 외로워하고 누군가에게 실망해버리고 말더라도, 가장 반짝거리던 순간들과 좋았던 시간들을 맛보고 나면 - 일이 진정으로 즐거웠던 순간들,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들,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과의 시간들 -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필연적으로 찾아올 오해, 실망, 외로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관계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도 인간이기에 가능한 즐거움이고 행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